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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제29회 산행-登冠岳山記 (2005년 3월 12일,안사연 정기산행)

                (글-상석(제), 사진-발용(군))

 주말 밤 아무도 모르게 소리없는 발걸음으로 저 멀리 원양에서 바다를 뒤집으며 거침없는 기세로 내륙으로 달려와 이리저리 산기슭을 넘나들며 황사를 걷어낸 바람이 가파른 산비탈을 맴돌다가 계곡을 타고 내려와 옹기종기 둘러선 일행을 헤집으며 사나움을 보여준 일요일 아침,여럿이 모여 얼음장 밑을 방금 빠져나온 차가운 물위에 걸쳐진 등산로 초입의 과천향교 앞 다리를 조심스레 건너갑니다.

 

▲ 과천향교

 

 건너간 이들:영환,영윤,상석,윤만,발용,주회,태우,태영,항용,용주,행순(11명)

 

 추운 겨울날 흰옷에 언손으로 서책을 끼고 돌다리를 건너는 조선조 학동들의 잔상을 뒤로하고 매표소를 지나 끝없이 이어지는 등산객들과 어울려 정상을 향하여 돌진합니다.연주암을 우회하여 정상의 연주대를 목표로 서두르지 않고 머무르지 않고 서로서로 끌어주고 밀어가며 교행하는 인파와 인사도 나누면서 중턱에 이르러 잠시 자리를 잡아 앉자봅니다.

 

 

 

 갑작스런 한기에 노란 꽃잎을 내뱉던 생강나무도 주춤거리던 시간,발용님께서 진달래빛 전통주를 한 잔씩 돌려가며 얼어 붙은 입술을 적셔줍니다.약간의 온기와 짜릿함이 발치까지 번질 때 자리를 털고 일어나 언땅을 바라보며 올라갑니다.

 

 ▲ 冠岳寺址에서... 관악사는 연주암의 전신이라 알려지고 있다.

 

 정상에서 바람을 벗삼아 기념사진을 찍고 연주암을 둘러보고 하산길에 양지바른쪽을 골라 점심상을 보았지만 피할 수 없는 바람과 추위로 서둘러 마치고 안양유원지쪽의 팔봉능선코스는 길고 험해서 관양동길로 내려와 문영공(휘 恂)묘소쪽으로 길을 잡았으나 능선을 하나 더 넘고 말았기에 그냥 팔봉아래 계곡을 따라 내려옵니다.

 

 ▲ 산행 길에 보이는 연주대(戀主臺)

 

 

 ▲ 정상에서...

 

▲ 효령대군 영정이 봉안되어 있는 효령각

 

▲ 연주암 전경

 

 인적이 드문 계곡 중간에,뒹굴던 낙엽을 빨아들여 그 속을 감춘 맑은 담에 둘러 앉아서 윤만님의 봄노래와 함께 일동은 "선구자"로 답하고 이어 내려오는 길에 다함께 "보리밭"을 부르며 따스한 봄을 준비해 봅니다.불성사를 지나 일부는 삼성산과 이어지는 염불암 아래의 무너미고개로 가고 절반은 다시 방향을 틀어 관양동쪽으로 내려와 문영공묘소에서 합류하여 예를 올립니다.

 

▲ 문영공 할아버님 묘소

 

 

 오늘 함께하신 일행들의 귀가길이 강남쪽이라 필자가 말죽거리까지 배웅을 하고 바람을 피해 모처에 자리를 잡고 2월의 제주답사에 대한 자체평가와 아울러 안사연 내에서 문중사와 관련한 고문서,희귀본,간찰 등을 재정리하는 사업의 절차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헤어져 돌아갑니다.

 

 다음 산행에 다시 뵙기를 청하며 모두들 편안히 돌아가셨으리라 믿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