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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제41회 산행(아차산)

            (2007. 3. 14. 글-행순, 사진-발용(군) 제공)

 

겨울도 지나 바람이 봄냄새를 실어오는 3월 중순이 되었습니다.

12일 일요일 아침 가까운 아차산 등산이라 여유를 부리며,  문밖으로 나오니  영하 4도라고 하는 날씨와는 달리 햇빛 강하게 내리쬐는 눈부신 날이었습니다.  파아란 하늘을 보면서 벌써 마음은 아차산 정상으로 보내고 전철을 타고 휘~익 출발했습니다. 가다보니 손이 가벼워 이상했습니다.

문앞에 익원공파 김좌회 종친님께서 출간한 책 <조상의 흔적을 찾아서>를  안사연 회원분들께 드린다고 준비해놓고 등산화 끈을 매다가 그만 놓고 왔습니다. 얼른 차를 돌려가고 싶었지만 전철이라서 ...

그만 내렸지요. 다시 되돌아 집으로 가서  책을 가지고 후다닥 또 달렸습니다.

광나루역으로 갔습니다. 강가라서 그런지 그곳의 바람은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저 멀리 태우님 모습과 같으신 분이 횡단보도를 건너기에 무조건 쫓아서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네요. ㅎㅎ 광나루역 지하도를 들어서니 항용님, 태영님, 태우님, 은회님 그리고

낯선 분이 한 분 계십니다. 안동권씨 복야공파 33세손 권태일(權泰日)님이십니다. 동행을 하신답니다.

시청 공무원으로 문화재관리과에서 일을 하시다가 정년을 하신 분으로 명빈묘 답사를 간다고 하니 일요일에도 출근을 하시다 말고 구둣발에 손가방을 든채로 선뜻 따라 오십니다. 열정이 대단하신 분입니다.

영환님 내외분 도착하시고, 윤만님, 영윤님, 발용님 내외분, 또 영식님, 재구님. 모두 14명이 참석했습니다.

남양주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동사리 입구(3정거장)에서 내려 명빈묘  입구로 걸어올라갑니다.

 

미리 발용님 내외분이 답사를 하셔서 쉽게 넘어들어가 4배를 하고 간단히 제례를 올렸습니다.

조선 태종의 후궁인 명빈 김씨는 한성판윤과 지돈녕부사를 지낸 안정공 김구덕 선조님의 따님이십니다.

태종 11년에 명빈으로 책봉되어 태종~성종까지 7대에 걸쳐 내명부를 지키셨으나 후사가 없습니다.

능의 규모는 둘레석도 없이 평범한  민간인의 묘처럼 나지막한 봉분이 조성되었고,

좌우 혼유석과 문인석이  갖춰졌습니다. 자그마한 묘석에는 앞면에 '明嬪金氏之墓'라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楊州 ○○ 面成化己亥七月初七日'이라 새겨져 있다고 윤만님께서 멋진 목소리로 읽어주십니다.

솔내 영환님께서 ○○ 는 아마도 구리일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이십니다.

 

묘비석이 내려앉아 墓자가 안보여서 등산칼로 아랫부분을 파내고 솔잎을 채우고 탁본을 했습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잘 마르지가 않아 탁본을 하고 내려오니 11시가 넘었습니다.

바로 이어서 위에 있는 신종호(보한재 신숙자 선생의 손자)의 묘소로 이동했습니다.

 

윤만님께서 성종의 여색에 탄식하는 상소를 올린 신종호님의 암행어사 시절 야사를 살짝 들려주십니다.

웃음꽃을 뒤로 하면서 아차산에 오르기 시작하니 바람이 여간 부는 것이 아닙니다.

 

12시반쯤 준비한 김밥, 떡, 막걸리, 게다가 별미였던  영환 대모님(?)께서 준비해오신 양파를 고추장에 찍어서 먹는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었습니다.

 

다시 산에 오릅니다. 가파르지도 위험하지도 않고 마치 뒷동산에 오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차산 정상에 올라 좀 아쉽다고 생각하여, 다시 용마산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들은 저멀리 도봉산, 북한산, 검단산, 예봉산, 관악산까지 더멀리 북쪽 예봉산 뒤에는 눈덮힌 산도 보입니다. 날씨가 맑아서 거침없는 하늘, 내 발아래 있는 서울은 마치 항공 사진을 보는 듯하다고 윤만님께서 감탄을 연발하십니다.  내려갈 생각도 못하고 정상에서 먼발치에 사진기를 눌러댑니다.

 

내려오는 길 다시 자리를 펴고 이장하고 없는 묘자리에 앉아 남은 먹거리를 폈습니다. 발용님께서 이장을 하고 쉼터를 제공해주니 여간 좋지 않느냐 하십니다.  주변은 바람이  거센지만 그 자리는 마냥 따뜻합니다.

 

영환대모님 이번에는 생무우를 꺼내놓으십니다. 달다고 모두 한 입씩 넣습니다.

2시 이제 슬슬 내려갑니다. 용마산역 부근으로 내려가 중곡역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태우님은 사무실 일이 바쁘다고 먼저 가시고 나머지 13명이 교대역에 가서 곱창을 한창 굽는데 익원공파 좌회 종친님이 오셨습니다.   다들 반가이 맞아 한 잔 두 잔 돌리다보니 6시가 되었습니다.

 

 

 ▲ 조상의 흔적을 찾아서(김좌회 著. 시간의물레 펴냄.)

 

어둑어둑한 길 둥그렇게 모여 머리숙여 인사를 하고 4월 산행을 기약하면서 헤어졌습니다.

가까운 곳을 선택하셔서 많은 사람이 참석할 수 있게 해주신 영식 대장님께 감사드리며, 또한 뜻밖에 참석하신 권태일님 그리고 교대역까지 와주신 좌회 종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