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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고르는 안목- 고전산책
작성자 김영환
작성일 2016-01-28 (목) 10:19
ㆍ추천: 0  ㆍ조회: 601      
IP: 175.xxx.107
 
2016년 1월 27일 (수)
인재의 성취를 보고 싶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심을 사로잡고 혁신을 바라면서 인재 영입이 한창이다. 한쪽에서는 참신하고 훌륭한 인물을 영입하였다고 내세우지만, 다른 쪽에서는 그 인물의 전력을 거론하며 이러쿵저러쿵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이런 내용을 보면서 영입된 인사들도 자존심에 약간의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이는 인사를 등용하거나 선거철이 되면 늘 있는 일이지만, 그만큼 인재 영입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반증이라 하겠다. 그러나 훌륭한 사람을 뽑아 국가 발전을 위하여 일하게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유성룡(柳成龍)이 이순신(李舜臣) 장군을 발탁한 일은 매우 좋은 사례라 하겠다.

인재는 대대로 끊임없이 나타난다고 하였지만 언제나 인물을 알아보는 안목이 문제였다. 그래서 한유(韓愈)는 “세상에 백락이 있은 다음에 천리마가 있는 것이니, 천리마는 항상 있으나 백락은 항상 있지 않다.[世有伯樂 然後有千里馬 千里馬常有 而伯樂不常有]”라고 하였다. 백락은 말을 잘 감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백락이 지나가는 곳에는 명마가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하였다. 명마를 모두 뽑아갔다는 뜻이다.

오늘날에도 정부에 백락 같은 사람이 있다면 인사청문회에서 사연이 드러나 모욕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고, 정당에 백락 같은 사람이 있다면 인재 영입에 있어서 호사가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

조선 중종 때 조광조(趙光祖)는 도학정치(道學政治)를 주장하였다. 당시는 연산군 시절의 잘못된 정책과 사회 풍속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시기였다. 조광조를 비롯한 사림들은 소격서(昭格署) 혁파, 현량과(賢良科) 실시, 향약(鄕約) 보급 등으로 개혁을 주도하고, 나아가 중종반정에 공을 세운 정국공신(靖國功臣)에 대한 위훈 삭제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에 반발한 훈구세력이 기묘사화(己卯士禍)를 일으켜 사림의 개혁 정책을 무산시키고, 조광조는 사약을 받았다. 율곡 이이(李珥)가 『경연일기(經筵日記)』에서 조광조를 평가한 내용은 귀담아들을만하다.

“옛사람들은 학문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려서야 도(道)를 행하려 했던 것이다. 도를 행하는 요체는 임금의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보다 더 급한 것은 없다. 애석하다. 조 문정(趙文正 조광조)은 어질고 밝은 자질과 나라를 다스리는 재주를 가지고서 학문이 미처 이루어지기도 전에 갑작스레 요로(要路)에 올라, 위로는 임금 마음의 잘못을 바로잡지도 못하고 아래로는 권력세가의 비방을 막지도 못하여 몸은 죽고 나라는 어지러워지게 하였으니, 도리어 뒷사람들이 이것을 징계(懲戒) 삼아 감히 일을 해보지 못하게 만들었다.[古之人 必待學成 乃求行道 行道之要 莫先於格君 惜乎 趙文正 以賢哲之質經濟之才 學未大成 遽升當路 上不能格君心之非 下不能止巨室之謗...身死國亂 反使後人懲此不敢有爲]”

학문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는 것은 아직 국가를 경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완곡한 표현이다. 만일 조광조가 학문을 이룬 뒤에 벼슬을 하였다면 국가에 도움이 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아무리 인물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더라도 준비된 사람 곧 학문을 이룬 사람이 먼저 있어야 한다. 학문을 이룬다는 기준이 모호하지만, 교수 출신들이 정부나 정치권에 들어가 활동하는 것을 보면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벼슬과 학문의 관계에 대하여 주희(朱熹)는 “이치는 같으나 일이 다르다. 학문을 하고서 벼슬하면 그 배운 것을 실험함이 더욱 넓어진다.[理同而事異...學而仕則所以驗其學者益廣]”라고 하였다.

정치권의 인재 영입에 대하여 사람들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듯하다. 그동안 영입된 사람들이 두드러진 활동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인재를 기르는 마음으로 영입을 보다 신중히 하고, 영입된 사람들도 좋은 정책을 개발하여 개인적인 성취감을 이루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결과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의 삶이 더욱 윤택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쓴이 : 강대걸
  •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위원
  • 주요 역서
    -『한국문집총간』 편찬에 참여하였으며,
    - 현재 역사문헌번역실 승정원일기팀에서 『영조 승정원일기』를 번역하고 있음.
    - 공역 : 『영조 승정원일기』, 『정조실록』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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