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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2. 17. 주회(안)-후기, 항용(제)-사진 제공) 1. 일시 : 2004. 2. 15. 2. 장소 : 서울시 서초동 청계산 3. 참가자(무순) :6명- 영윤(문), 상석(제) 내외, 윤만(문), 주회(안), 항용(제)
2004년 2월 15일
안동김씨 제5회 정기산행이 서울,성남,의왕,과천 경계에 있는 청계산에서 실시되었다.
양재역 5번출구로 나와서 양재1동사무소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20분 거리에 있는 청계산 입구 원터골에 9:55분 상석님 내외분, 주회님, 영윤님, 항용님과 윤만님께서 거의 동시에 속속 도착하였다.
보고 싶은 얼굴들 몇몇이 보이지 않아 가슴속이 허전하고 빈 듯하다.
그러나 일행이 단촐해진 대신 아끼고 챙기는 마음들이 더욱 진하고 끈끈함을 느끼게 된다.
먼저번 산행시 너무 술이 과해서 술독으로 고생했느니 너무 늦어서 사모님한테 다짐을 받고 나왔다느니 엄살들이 심하다.
오늘은 윤만님은 저녁에 사업상 예정된 일정도 있다고 하고 각자 뜻한바가 있는지 오늘은 술도 자제하고 시간도 앞당기기로 다짐들을 하였다.
상석님께서는 <安東金氏 사이버 學術硏究會> 표시글씨를 이틀밤을 세워가면서 분홍 표식과 쑥색 띠수건에 손수 재봉하여 마련해 오셨다. 정말 보통 성의가 아니고 강한 외모답지 않게 따뜻한 마음이 진하게 전해온다.
원터골 입구에서 미륵당을 둘러 보고 (미륵당은 고려말에 조성된 듯하다고 기록하고 있음) 상가에서 김밥 6줄, 어묵 4꼬치, 막걸리 6병을 챙기고 마을 위쪽에 있는 원지동 원터 표지석을 둘러보고 10:40분 산행을 시작하였다.
따스한 봄햇살 속에 완연한 봄기운이 온 산을 감싸고 있다. 입춘 지난지가 여러날 되었으니 아마 우수 경칩이 멀지 않았을 것이다.
이곳 청계산에도 입구부터 울긋불긋 사람들로 만원이다. 등산 기분이 나기 시작한다.
3시간 코스라 하니 부담도 없고 심호흡을 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한발 한발 옮기는 맛 또한 그만이다.
30분을 올라서 11:10분 길마재 가는 길 앞에서 짐을 덜기로 했다. 아침 식사들이 부족했는지 꺼내 놓은 김밥이 슬금슬금 사라지고 막걸리도 야곰야곰 비우더니 아랫마을 원터골에서 사온 6병이 모두 사라졌다.
항용님께서 바로 옆에 생강나무 표찰이 붙은 나무를 가리키며 이 생강나무가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나무라 하고 길마재와 관련하여 미당 서정주의 작품 질마재를 설명하는데 갑자기 속으로 한국대표문학전집을 읽어 보고 싶어진다.
전부터 한번 읽어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느낌을 받은 김에 이번에는 꼭 수를 써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해 보았다.
한참을 올라서 12:30분 충혼비를 가리키는 안내판이 있어서 찾아 들었다.
1982년 6월 공수부대 훈련기가 추락해서 52명이 희생당한 곳에 충혼비가 서 있다. 순직자 명단을 보니 김정회 등 안동김씨일 확률이 높은 이름이 몇 보인다. 형식적이나마 묵념 한번 해 본다.
이곳에서 서울쪽을 조망해 보니 썩 맑지는 않지만 서울 4대문안 윤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을 가리는 관악산 연주암이 있고 저 앞으로 잠실 일대와 푸르른 한강 그리고 한강 건너 남산 타워가 보이고 그 너머가 이어진다.
다시 산행길. 매바위를 지나고 매봉에 올랐다. 기념사진 멋지게 한 장 찍고 야호 삼창을 소리 높여 보았다. 속이 시원하다.
유치환의 시 "행복"을 적은 詩板이 나무에 매달려 있어 보면서 행복이 무엇일까 나름대로 생각에 잠겨 보았다.
정상에 가까워 지자 따스한 봄햇살에 맑고 차가운 바람의 신선함이 더하면서 심호흡이 절로 나고 온 몸에 시원함이 가득하다.
지난달 산행을 실시한 관악산에 이어서 이곳 청계산에도 여말 충신의 은거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목은 이색 선생이 말년에 은거한 적이 있다 하고, 서견(徐甄)은 서운관정공(휘수)의 아드님 집의공(휘 질)의 장인으로 이곳 청계산에서 서울쪽인 衿川(금천)에 은거하였고, 서운관정공파에서 옛부터 외손봉사해 왔으며 이곳 청계산 의왕쪽에 있는 서운관정공파 묘역(김장 김수 설단, 김자행 김희수 김로 묘) 인근에 함께 안장했다고 한다.
저쯤 어디에서 트럼펫 부르는 소리가 울려온다. 다가가보니 소프라노 섹스폰이라 하는데 예술가 한분이 폼잡고 불러대는 소리다.
옆에 자리잡은 간이 판매대에서 시원한 막걸리 몇 잔과 마늘쫑과 양파와 멸치 몇 마리 들어있는 안주를 구해서 둘러 앉았다.
따스하고 차가운 햇살을 받으며 울려 퍼지는 소프라노 섹스폰 소리에 시원한 막걸리에 어깨춤이 절로 난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시간은 많이 지체되고 3시 40분 하산하기 시작했다.
하산하는 길은 봄 기운이 더해 몸에서는 더운 땀이 솟고 속도가 붙었다.
하산길에 들려오는 건강 상식 한가지 사람은 30중반까지는 새로운 세포가 자연스럽게 생기지만 40줄에 들어서면 세포가 죽어가기 때문에 건강한 세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이 걸어야 한다고 많이 걷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데는 등산이 최고라고 한다.
마을 식당에 내려와 순두부와 콩비지로 점심겸 저녁을 해결했다.
시내버스를 타고 양재역으로 오면서 상석님 내외분과 헤어지고 양재역 4번출구 입구에 서 있는 말죽거리 표지석을 보고 지나칠 수 없다.
표지석은 2003. 6. 20일 세운 것으로 이곳 양재역은 龜巖公(휘 忠甲) 선조님께서 연루됐던 양재역 벽서사건(정미사화)의 현장이다. 요즘 나온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관계도 있는 듯하고.....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세요 작성자 :김항용 작성일 : 2003/12/05 13:13 (from:211.114.248.22) 조회 : 61 양재역과 벽서사건(정미사화)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지하철에 올랐다.
이번 제5회 정기산행은 비록 참석인원은 적었지만 오히려 서로 아끼고 챙기는 마음들이 더 따뜻하고 진한 발걸음이었다.
시간도 일찍 끝나서 귀가길이 한층 여유롭고 넉넉하였으며
특히 술을 자제하여 술독에 고생하지 않고 집에 가서 사모님한테 칭찬을 들을 것을 생각하니 귀가길이 한층 뿌듯하였다.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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