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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발용(군) / 글 윤식(문) 제공)
일시 : 2007년 5월 13일(일요일) 장소 : 경기도 의정부시 사패산 참석 : 10명(무순, 경칭 생략) - 행순, 상석, 재구, 윤만, 발용 부부, 진회, 태영, 항용, 윤식
09:00시 정각, 회룡역에 집결하기로 했으나 몇 사람이 늦어 10:00시 정각에야 사패산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본래 이 날 산행은 여주 일대를 답사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사패산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등반대장 영식 종친께서 가족과 함께 일본 여행 중이라 윤만 종친께서 임시 등반대장을 맡았습니다. 사패산에는 김구 선생님 유적지인 석굴암과 낙서공(휘 자점)의 제수(휘 자겸의 부인)이신 예순 비구니께서 중창한 회룡사가 있는 곳입니다. 우리 문중과 관련이 깊은 곳이기에 윤만, 태서 종친의 제의로 2003년 8월에 이곳을 답사한 바 있습니다.(제2회 상행 참조 /cyber06.htm#23) 예순 비구니에 대해서는 윤만 종친께서 여러 차례 소개했으므로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더니 햇볕이 심하게 따갑지도, 무서울 정도로 녹음이 짙지도 않습니다. 지난 번처럼 계곡을 따라 올라갑니다.(사패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도로를 따라 조금 아래쪽(왼쪽)으로 내려가면 잘 포장돼 있습니다.)불과 몇 년 사이에 사패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주위에 아파트가 빼곡하게 들어찼습니다. 그림 같은 산등성이의 스카이라인이 전혀 보이지 않아 섭섭했습니다. 계곡물도 조금 탁해진 듯합니다.
사패산 입구에 도착했더니 매표소 대신 안내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부의 국립공원 개방정책 덕분입니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회룡사 바로 못미처 길이 둘로 갈립니다. 오른쪽 가파른 콘크리트길은 김구 선생님께서 은거하셨던 석굴암으로, 왼쪽 큰길은 회룡사로 가는 길입니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11:00시 정각 무렵 석굴암에 도착했습니다. 근 4년 만에 다시 보는 석굴암 불이문(不二門)입니다. 옛이야기를 나누며 불이문을 지나 석굴암으로 들어섭니다. 거대한 바위 3개가 포개져서 그 틈 사이에 두어 평 남짓한 공간이 생겼습니다. 석굴암은 바로 이 바위틈에 토굴 비슷한 형태로 만든 암자입니다.
왼쪽 바위에 ‘白凡 金九’라 새겨진 김구 선생님 필적이 여전합니다. 그 옆으로 ‘戊子中秋遙此’라 적혀 있습니다. 왜놈을 피해 숨어 계셨던 역사 현장입니다. 그런 까닭에 의정부시에서는 향토유적 제8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습니다. 해설판에 의하면 김구 선생님께서 환국 후 이곳에 자주 들르셨다고 하며, 언론인 남상도 선생 외 7인이 1949년 3월부터 3개월간 조각한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해설판에는 “이 필적과 함께 선생의 위패를 모신 백범사(白凡寺)가 사우(祠宇) 내에 있어 봄가을로 배향되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윤만 종친께서는 백범사를 찾기 위해 사패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며 너털웃음을 짓습니다. 아마도 당시 백범사를 지으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좀더 확인해야 할 사항이지만 해설판의 오기는 하루빨리 고쳐야 할 내용입니다.
석굴암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 회룡사로 들어갑니다. 등산로 옆의 계곡물 소리가 상쾌합니다. 회룡사로 들어가 윤만 종친으로부터 낙서공과 예순 비구니에 얽힌 일화를 듣고, 사패능선을 거쳐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운동 부족으로 헉헉거리며 뒤로 처진 끝에 13:00시경 산등성이가 하얗게 트인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요일이라 산등성이에는 등산객들로 만원입니다.
근처 펑퍼짐한 바위에 은박 돗자리를 펴고 점심을 들었습니다. 발용 종친 부인께서 정성껏 장만하신 부침개가 꿀맛입니다. 막걸리 한 잔과 곁들여 김밥으로 배를 채운 뒤 13:40분경 정상으로 향해 14:05분에 도착했습니다. 밝고 맑은 태양 덕분에 도봉산의 오형제봉에서부터 그 뒤로 삼각산 인수봉과 만경대, 백운대로 이어진 산줄기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거센 바람이 불고 있어 속이 다 후련합니다. 자칫 바람에 쓸려 갈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거센 바람입니다.
정상에서 사패산에서부터 삼각산으로 이어지는 장관을 만끽한 후 정상의 암봉(巖峯) 뒤로 내려가 잠시 목을 추기며 홈페이지 개편내용과 여름캠프에 대한 토의를 가졌습니다. 14:30분 다시 일어나 안골로 향한 등산로를 따라 길을 내려갑니다. 올라온 길보다 훨씬 수월한 대신 길이 조금 깁니다. 16:00시 정각 안골약수터에 도착, 계곡물로 얼굴을 식히고 잠시 벤치에 앉아 쉬는 것이 달콤합니다. 오랜만의 등산으로 다리가 질질 끌려도 마음은 상쾌합니다. 17:00시 정각에 가능동의 모음식점으로 들어가 이른 저녁을 먹고, 의정부역에서 전철을 타고 귀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참석하신 종친 여러분 무사히 귀가하셨기를 빌며, 제43회 정기산행 보고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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