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충렬공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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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6-12-06 21:19 조회1,122회 댓글2건본문
■ 동문선 제20권 칠언절구(七言絶句)
복주(福州) ---김방경(金方慶)
山水無非舊眼靑
산과 물은 모두 옛 눈에 보던 푸르름인데
樓臺亦是少年情
누대도 또한 바로 소년 때 정일러라
可憐故國遺風在
기특하여라 고국에는 옛 풍속 남아서
收拾絃歌慰我行
악기와 노래를 모두 거두어 모아 내 걸음을 뒤로하네
[주 C-001] 복주(福州) : “신사년(辛巳年)에 동으로 일본을 치다가 군사를 돌이킬 때 복주에 이르다.”라는 제주(題註)가 있다.
때는 1281년,
연초부터 고려 전역에는 전운의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원 세조 쿠빌라이의 일본정벌 강압에 따라
전함 수백척 건조, 벌목과 뱃사람 모집
군병 모집 훈련과 군량미 비축 등
고려의 전 백성이 온갖 시련에 시달리게 됩니다.
드디어 충렬공께서는 70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원연합군을 이끌고
제2차 일본정벌 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태풍으로
수많은 전사자를 내고 회군하게 되어,
출발지였던 합포(마산)로 들어와 서울(개경)을 향하여
북상길에 오르게 됩니다.
수많은 전사자를 낸 패전의 쓰라림과
그동안 전쟁준비에 시달렸던 백성들의 고통,
황폐해진 고국 산야를 바라보면서...
요 몇 년간 충렬왕 측근세력과
부원배 세력의 온갖 모함에 시달리던 일,
또한 앞으로 닥쳐올 시련을 걱정하면서...
고향 안동에 이르자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어릴적 뛰어놀던 영호루에 올랐습니다.
영호루 난간에 서서
절벽아래 너울 거리는 낙동강 푸른 물과
8월말 늦여름, 주변의 짙푸른 산야를 둘러보면서
어릴적 회상에 잠겨 보기도 하고
앞일을 근심하던 차에
적막을 깨는 거문고(퉁소) 뜯는 소리가 들려 옵니다.
이번 출정길에 몰래 따라왔던
2년전 문과에 급제하고
이제 24살인 막내 순(恂)이가
시름에 잠겨 있는 70 고령 아버지를 위하여
영호루 한켠에 자리잡고 앉아
거문고(퉁소)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山水無非舊眼靑
산과 강물은 전에 보던 대로 푸르르고,
樓臺亦是少年情
누대(영호루) 또한 어릴때 놀던 정경 그대로일세.
可憐故國遺風在
가련하게도, 고국에는 아직도 풍파가 남아 있구나.
收拾絃歌慰我行
거문고 뜯는 소리나마 들어보며 나의 시름을 달래보네.
김순(金恂)
1258(고종 45)∼1321(충숙왕 8). 고려의 문신. 본관은 안동. 자는 귀후(歸厚). 방경(方慶)의 아들이다.
1279년(충렬왕 5)에 과거에 급제하여 낭장(郎將)으로 학사(學士)·직강(直講)이 되었다. 아버지 방경이 일본을 정벌할 때 종군하고자 했으나, 허락하지 않으므로 몰래 배에 올라 종군하고 돌아와서 전중시사(殿中侍史)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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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관후하고 예서(隷書)를 잘 썼으며, 거문고와 퉁소를 즐겼다. 시호는 문영(文英)이다.
참고문헌 高麗史, 高麗史節要. 〈閔丙河〉
댓글목록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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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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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요즘 <중국명시감상> 이라는 책을 좀 보고 있는데,
충렬공 시 <복주>는 형식상 '칠언절구' 네요.
압운, 평측은 아직 잘 모르겠으나
당시의 정황을 그려보고 기승전결 로 4구를 음미해 보니
위와 같이 풀이가 되네요.
17회 연재한 <충렬공 어록>을 마칩니다.
다음 기회에는 <충렬공 관직 고찰>을 제목으로 하여
충렬공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보려 합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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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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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신 연작 <충렬공 관직 고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