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에 오 거사(吳居士), 채자휴(蔡子休)와 함께 자고(子固)의 집을 방문하여 상련(賞蓮) 연구(聯句)를 짓고 새벽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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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회 작성일07-03-09 17:53 조회1,450회 댓글0건본문
사가시집 제 9 권
시류(詩類)
11일 밤에 오 거사(吳居士), 채자휴(蔡子休)와 함께 자고(子固)의 집을 방문하여 상련(賞蓮) 연구(聯句)를 짓고 새벽에야 집에 돌아와서 다시 시를 지어 기록해서 오군(吳君)에게 보이고 아울러 자고에게 부치다.
같은 이웃과 약속하여 서로 손잡고 가니 / 有約同鄰携手來
연꽃과 달빛이 둘 다 아름답기만 했었지 / 荷花月色兩佳哉
누가 능히 염계의 설을 지을 줄 알런고 / 誰能解著濂溪說
나는 유독 태백의 술잔만 자주 기울였네 / 我獨頻傾太白杯
취한 뒤에 담론한 것은 옥가루가 날리고 / 醉後談論霏玉屑
앉았으매 천지는 온통 구슬집이었는데 / 坐來天地認瑤臺
정녕코 금곡에 의거하여 벌이 있을 터라 / 丁寧有罰依金谷
온 좌중이 시 짓기를 벼락 치듯 재촉했었지 / 滿座詩成霹靂催
어둑히 드리운 버들이 얼굴 차갑게 스칠 제 / 垂柳陰陰拂面寒
일시에 사람들은 옥난간에 기대 있었는데 / 一時人倚玉闌干
뉘 집인지 젓대 소리는 구름 위에 오르고 / 誰家長笛穿雲響
이곳의 혜금은 온 좌중이 다 좋아하였지 / 是處嵇琴滿座懽
대자리엔 바람 일어 용 비늘이 섬세한 듯 / 風生竹簟龍鱗細
연 줄기의 술잔은 코끼리 코가 구부정한데 / 酒酌荷筩象鼻彎
달 넘어간 깊은 밤 촛불 켜고 놀고자 할 제 / 月落四更將秉燭
풍류와 아름다운 흥취 줄어들지 않았었지 / 風流佳興不闌珊
[주D-001]염계(濂溪)의 설(說) : 염계는 송(宋) 나라 주돈이(周敦頤)의 호이고, 설이란 바로 그가 지은 애련설(愛蓮說)을 가리킨다.
[주D-002]태백(太白)의 술잔 : 태백은 이백(李白)의 자인데, 이백이 주호(酒豪)였기 때문에 술을 즐겨 마신 것을 비유한 말이다.
[주D-003]옥가루 : 화려한 시문을 비유한 말이다.
[주D-004]구슬집 : 선경에 있다는 화려한 누대를 말하는데, 전하여 여기서는 정자 주위의 화려한 경치를 비유한 것이다.
[주D-005]정녕코 …… 터라 : 금곡(金谷)은 진(晉) 나라 때 부호로 유명했던 석숭(石崇)의 원명(園名)인데, 석숭이 일찍이 이곳에 빈객들을 모아 연회를 베풀었을 때, 각각 시를 지어서 회포를 서술하게 하고 혹 시를 짓지 못하면 술 서 말을 벌주로 마시게 했던 데서 온 말이다. 이백(李白)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에, “만일 시를 짓지 못하면 금곡원의 주수에 따라 벌주를 마시게 하리라.〔如詩不成 罰依金谷酒數〕”고 하였다.
[주D-006]뉘 집인지 …… 오르고 : 진(晉) 나라 때 혜강(嵇康)의 친구 상수(向秀)가 혜강이 이미 죽은 뒤에 그의 구택(舊宅)을 지나다가 그 이웃 사람이 부는 젓대 소리를 듣고는, 옛날 혜강과 서로 즐겨 노닐던 일을 추상(追想)하여 사구부(思舊賦)를 지었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옛 친구를 그리는 뜻으로 쓰인다.
[주D-007]혜금(嵇琴) : 진(晉) 나라 때 혜강(嵇康)이 타던 거문고를 말한다. 혜강은 본디 음률에도 밝았었는데, 그가 일찍이 신인(神人)으로부터 성조가 뛰어난 금곡(琴曲) 광릉산(廣陵散)을 전수받았던 데서, 전하여 뛰어난 거문고 솜씨를 의미한다.
[주D-008]연 …… 구부정한데 : 삼국(三國) 시대 위(魏) 나라 정각(鄭慤)이 삼복(三伏) 때마다 사군림(使君林)에 가서 피서를 했는데, 항상 큰 연잎에 술 서 되를 담고 연의 잎과 줄기의 사이를 비녀로 뚫어서 술이 줄기를 타고 내려오게 하여, 줄기를 마치 코끼리의 코처럼 구부려서 줄기 끝에 입을 대고 술을 빨아 마시면서 이를 벽통주(碧筒酒)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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