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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지난해 6월 13일에 오 거사(吳居士), 채자휴(蔡子休)와 함께 자고(子固)의 집에서 연꽃을 완상했었는데, 오늘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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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회 작성일07-03-09 18:06 조회2,4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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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 10 권   
 
 
 시류(詩類)
 
 
임오년 7월 16일에 채자휴(蔡子休), 김자고(金子固), 신경숙(辛敬叔)과 함께 광진(廣津)에 나가 노는데, 양 반자(楊半刺) 자순(子淳) 도 와서 참여하였다. 5수 
 

임오년 가을 칠월 십육일 광나루 머리서 / 壬秋七望廣津頭
전현을 이어 적벽의 놀이를 하려 하노니 / 擬續前賢赤壁遊
달빛은 정이 많아서 오늘 밤이 하 좋은데 / 月色有情今夜好
강물은 끝없이 흘러 어느 때나 그칠는지 / 江流無盡幾時休
높은 노래 젓대 소리엔 교룡이 응당 춤추고 / 高歌長笛蛟應舞
묘한 시구 호쾌한 담화엔 귀신이 시름하네 / 妙句豪談鬼自愁
천고의 영웅들은 아 아득하기만 하여라 / 俯仰英雄嗟渺渺
소선만 유독 풍류를 독차지하지 못하리 / 蘇仙不獨擅風流

백사장은 누인 베 같고 물은 기름 같은데 / 白沙如練水如油
경쾌한 말을 타고 와서 다시 배에 오르니 / 快馬歸來更上舟
돛 그림자는 가는 제비와 함께 펄럭거리고 / 帆影飛飛同去燕
노 소리는 삐걱삐걱 잠든 백구를 깨우는데 / 櫓聲軋軋起眠鷗
거센 바람은 새 가을 흥취를 미리 일으키고 / 長風剩借新秋興
작은 비는 저녁 시름을 약간 더하게 하누나 / 小雨纔添薄暯愁
강 언덕에 취해 누워 옷은 반쯤 젖었는데 / 醉臥江皐衣半濕
또 밝은 달 맞이하여 중류에 배를 띄우네 / 又邀明月泛中流

방종한 시인은 자첨의 뒤에 처지는데 / 跌宕詩人子瞻後
풍류 고상한 자사는 산간의 앞에 있네 / 風流刺史山簡前
한때의 성대한 일은 즐기는 이 마당이요 / 一時盛事懽娛地
동갑으로 친하던 때는 소장 시절이었지 / 同甲交親少壯年
세월은 그 얼만고 서로 모이고 헤어진 게 / 歲月幾何曾聚散
강산은 이와 같이 또 연련하게 하는구려 / 江山如此更留連
고금의 인물에 대해선 다 공론이 있으니 / 古今人物存公論
우리들의 명성을 함부로 전하게 마세나 / 我輩聲名莫漫傳

강정의 고목나무가 용 같은 몸을 드러내어 / 江亭老樹露龍身
열 이랑쯤 짙은 그늘은 만인이 앉을 만하네 / 十畝濃陰坐萬人
소매 가득 청풍에 모시옷은 펄럭이는데 / 滿袖淸風翻白紵
머리 돌려 석양엔 두건을 뒤로 젖혀 쓰고 / 回頭落日岸烏巾
소주 잔 기울이니 향기는 계피와 똑같고 / 盃傾燒酒香如桂
젓가락 밑의 생선회는 은실과 흡사하네 / 箸下纖鱗縷似銀
강산을 두루 바라보매 어제와 다르거니 / 擧目江山非昨日
자주로 잠시 완상하는 걸 사양치 마세나 / 暫時相賞莫辭頻

밤새도록 실컷 즐기며 잠을 못 이루어라 / 通宵樂極耿無眠
내일 아침에 또 취해 미칠 뜻이 있음일세 / 有意明朝復醉顚
종남산 바라보며 천천히 노를 옮겨 젓다가 / 望指終南移緩棹
한강 북쪽으로 거슬러 다시 배를 돌리어라 / 流沿漢北更回船
쑥대 깔고 잠깐 앉아 편평한 물을 보다가 / 搴蓬小坐平看水
뱃전 치면서 노래하며 하늘을 쳐다도 보네 / 扣枻高歌仰見天
정녕스런 약속 있으니 부디 기억하게나 / 有約丁寧須記取
명년 오늘 이 강가에서 또 놀기로말일세 / 明年此日此江邊


[주C-001]양 반자(楊半刺) : 반자는 주군(州郡) 장관(長官)의 속관(屬官)으로 장사(長史), 별가(別駕), 통판(通判) 등의 관직을 일컫는 말이다.
[주D-001]임오년 …… 하노니 : 여기서 말한 전현(前賢)은 곧 소식(蘇軾)을 가리킨 것으로, 소식이 일찍이 임술년 가을 7월 16일과 같은 해 10월 보름, 두 차례에 걸쳐 적벽(赤壁) 아래의 강에서 객들과 함께 선유(船遊)를 했던 데서 온 말인데, 전후 두 차례에 걸쳐 전적벽부(前赤壁賦)와 후적벽부(後赤壁賦)를 지었다.
[주D-002]높은 …… 춤추고 : 소식의 전적벽부에, “이에 술을 마시고 즐거움이 고조에 달하여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하기를, ‘계수나무 노와 목란 상앗대로, 맑은 물결을 치며 달빛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도다. 아득한 나의 회포여, 하늘 저 끝에 있는 미인을 그리도다.’라고 하자, 퉁소를 부는 객이 있어 노래에 화답하여 퉁소를 부니, 그 소리가 구슬퍼서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흐느껴 우는 듯, 하소연하는 듯하고, 그 여운이 가냘프게 실낱처럼 이어져 끊어지지 않으니, 깊은 골짝에 숨은 교룡을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의 홀어미를 울릴 듯했다.〔於是飮酒樂甚 扣舷而歌之 歌曰 桂棹兮蘭槳 擊空明兮泝流光 渺渺兮余懷 望美人兮天一方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其聲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餘音嫋嫋 不絶如縷 舞幽壑之潛蛟 泣孤舟之嫠婦〕”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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