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게시판

지난해 6월 13일에 오 거사(吳居士), 채자휴(蔡子休)와 함께 자고(子固)의 집에서 연꽃을 완상했었는데, 오늘이 정히 6월 …

페이지 정보

김은회 작성일07-03-09 18:03 조회1,929회 댓글0건

본문

사가시집 제 10 권   
 
 
 시류(詩類)
 
 
지난해 6월 13일에 오 거사(吳居士), 채자휴(蔡子休)와 함께 자고(子固)의 집에서 연꽃을 완상했었는데, 오늘이 정히 6월 13일에 당했는지라, 지난 일을 추억하면서 두어 절구를 읊어 이루어서 기록하여 자고에게 보이다. 4수 
 

지난해 그대 집에 연꽃이 활짝 피었을 땐 / 去歲君家荷政開
연꽃과 달빛이 둘 다 하도 아름다웠었지 / 荷花月色兩佳哉
금년에는 이 흥취마저 또한 저버렸으니 / 今年此興還辜負
이웃 늙은이 우산 쓰고 오라고 불러주려나 / 肯喚鄰翁傘雨來

빽빽한 잎 일산처럼 기울인 걸 또 보아라 / 葉密且看傾似蓋
꽃 피어 배보다 큰 것도 일찍이 보았었지 / 花開曾見大於船
알아줄 사람 없으리 내 꽃 찾는 흥취가 / 無人識我尋芳興
염계의 애련설을 이으려고 하는 줄을 / 欲續濂溪說愛蓮

고상한 담론이 좌석 압도하는 오 거사요 / 高談傾坐吳居士
절묘한 시구가 사람 놀래키는 채 사군인데 / 妙句驚人蔡使君
그 당시 주인이 화려한 비파 타고 있을 때 / 當日主人彈錦瑟
동쪽 이웃 나그네는 홀로 술이 거나했었지 / 東鄰有客獨醺醺

연꽃이 지난해보다 더 많이 피었으니 / 荷開較比前年勝
달빛 또한 응당 이날 밤이 더 쌕쌕하리 / 月亦應從此夜新
옛 연못에서 좋은 모임을 열기만 한다면 / 若使舊塘拚勝會
쇠잔하나마 시 쓸 사람이야 어찌 없으랴 / 題詩落魄豈無人


[주D-001]꽃 …… 보았었지 : 한유(韓愈)의 고의(古意) 시에, “태화봉 꼭대기의 옥정에 자란 연은, 꽃이 피면 열 길이요 뿌리는 배만 하다네.〔太華峯頭玉井蓮 開花十丈藕如船〕”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내 …… 줄을 : 염계(濂溪)는 송(宋) 나라 주돈이(周敦頤)의 호인데, 그가 일찍이 애련설(愛蓮說)을 지었으므로 이른 말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