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子固)가 다시 초청하므로, 가서 장난삼아 절구 두 수를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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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회 작성일07-03-09 18:29 조회1,428회 댓글0건본문
사가시집 제 12 권
시류(詩類)
자고(子固)가 다시 초청하므로, 가서 장난삼아 절구 두 수를 주다.
삼월이라 온 장안에 꽃은 만발했는데 / 三月長安花滿開
남쪽 집 화려한 연회엘 오라고 초청했네 / 南鄰請赴綺筵來
내 전신이 일용임을 그대는 웃지 마소 / 前身日用君休笑
늙고 병들어 연래엔 술잔을 기휘한다오 / 老病年來諱酒杯
홀로 창 앞에 앉아서 그지없이 웃어대라 / 獨坐窓前笑不休
병든 나머지 때론 풍류를 짓기도 하는데 / 病餘時復作風流
계집애가 남쪽 이웃의 연회에서 배워와 / 小娃試學南鄰會
꽃가지를 꺾어다 내 백발에 꽂아주누나 / 爲折花枝揷白頭
[주D-001]내 전신이 일용(日用)임 : 일용은 고려 예종(睿宗) 때 시를 잘 짓기로 이름난 강일용(康日用)을 가리킨다. 예종이 일찍이 사루(絲樓)에 임어하여 모란(牡丹)을 완상하면서 문신 56인을 불러 각촉부시(刻燭賦詩)의 규정에 따라 모란시(牡丹詩)를 짓게 한 결과, 주부(主簿) 안보린(安寶麟)이 제일로 뽑혀 견(絹)을 수상하였고, 그 이하도 모두 차등 있게 수상했다. 이때 역시 시를 잘 짓기로 이름났던 강일용(康日用)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왕이 그의 시 짓는 모습을 서서 보고 있노라니, 그는 촛불이 다 타가는 무렵에야 “백발의 취한 늙은이는 궁전 뒤에서 구경하고, 눈 밝은 늙은 유신은 난간 가에 기대 있구나.〔頭白醉翁看殿後 眼明儒老倚欄邊〕”라는 일련(一聯)만 겨우 지어 이 초고(草藁)를 소매 속에 넣고 어구(御溝)에 엎드려 있었다. 왕이 환관을 명하여 그 시를 가져다 보고는 탄상(嘆賞)하여 마지않으면서 이르기를 “옛사람이 이른바 ‘못생긴 여자는 얼굴 가득 화장을 하여도, 서시의 반쯤 단장한 얼굴만 못하다.〔臼頭花鈿滿面 不如西施半粧〕’라는 말이 이를 두고 말함이구나.”라고 했다는 고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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