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척약재따라 풍류여행(14) 삼척-천은사, 준경묘,영경묘,공양왕릉 사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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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8-01-21 15:22 조회1,427회 댓글0건본문
삼척의 아름다운 숲을 따라가는 여행...천은사&준경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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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06 여행기 | 2006/08/20 (일) 23: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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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은사 찾아가는 길...
천은사 찾아가는 길은 호젓한 국도와 산속으로 빨려들어갈 듯한 군도를 따라가는 길입니다. 천은사는 이승휴가 우리민족의 대서사시인 제왕운기를 저술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 ![]() ★ 이승휴 유적지인 천은사 들어가는 길...
천은사 경내로 진입하는 길은 아기자기한 계곡과 함께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습니다. 눅눅한 기운이 숲 전체에 걸쳐있고, 진한 녹색을 발하는 이끼는 주변의 돌과 나무를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제일 먼저 했던 것은 깨끗하고 시원한 계류에 발을 담그는 일이었습니다. 어찌나 차고 시원하던지 기분좋은 탄성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왔습니다.
![]() ★ 천은사는 일주문이나 불이문 대신 불이교를 건너야 합니다.
천은사로 가는 길에는 일주문도, 천왕문이나 불이문도 없습니다. 일주문과 천왕문을 대신해주는 것은 바로 두개의 다리입니다. 하나는 불이교이고 하나는 해탈교입니다. 어쩌면 우람하느 느티나무는 천은사의 경내로 진입하는 일주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불이교과 해탈교를 건너면서 좌우로 계곡의 물줄기가 위치가 바뀌기를 두어번 천은사 경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 천은사 경내의 전경... 높은 기단위에 팔작지붕을 가진 극락보전과 앞에는 5층 석탑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천은사는 현재의 모습으로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승휴가 제왕운기를 지은 이래로 조선 선조때 청허당 서산대사가 중수하고, 1899년 준경묘가 인근에 조성되면서 원당사찰이 되어 임금의 은혜를 입었다하여 천은사라고 지어졌습니다. 그 후 6.25때 불타 폐허가 됐고, 지난 1980년대 이르러 새로 지어진 것이 천은사의 새로운 역사입니다.
극락보전은 높은 석축위에 전형적인 정면 3칸의 팔작지붕을 이고 있습니다. 높은 석축 위에 올라 앉아 있는데, 전각앞으로 다가가자 이곳에 사는 녀석인지 백구 한마리가 묵직한 목소리로 짖어대기 시작했습니다.
![]() ★ 나를 괴롭힌 백구 녀석... 얼굴도 심술궂게 생겼습니다..
녀석은 계단을 내려와 경계의 눈빛과 함께 자꾸 제 주변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라~ 이 녀석이 왜 이러지" 수세에 몰리던 저는 결국 녀석에 의해 경내 바깥으로 이유없이 쫏겨나고 말았습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극락보전 앞에 또다시 드러누워 버리는 얄미운 녀석...
![]() ![]() ★ 천은사 주변의 작은 계곡... 삼각대의 아쉬움.....ㅠ.ㅠ
천은사는 제왕운기가 쓰여진 역사적인 유적지여서 찾았던 곳이긴 하지만, 이끼낀 짙은 녹색을 머금은 나무와 경내까지 오르는 길 그리고, 작은 계곡과의 어울어짐이 더욱 좋았던 사찰이었습니다.
천은사를 가기위해 찾아든 내미로리에서 다시 38번 국도로 나가지 않고 지방도를 거쳐 가는 길은 한없는 산과 길의 숨박꼭질을 하며 찾아가야 합니다. 내미로리에서 신기리까지 쉬운 길은 없었습니다. 직선으로 뻗은 길이라도 갑자기 큰 각도를 그리며 반대방향으로 가야하고, 어느 순간에 계곡과 만나기도 하며, 첩첩산중이다가도 여기저기 사람이 손길이 미친 경작지도 눈에 들어옵니다. 준경묘까지 가는길은 그야말로 반전의 묘미가 있는 재밋는 길입니다.
![]() ★ 준경묘를 가기위한 첫 번째 관문... 10여분 남짓 급경사 오르기
준경묘 입구에 도착을 하니 표지판은 좁은 시멘트도로를 질러 산속으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차량통행금지이고, 거리는 1.8km를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준경묘까지 들어가는 길은 초반이 많이 힘듭니다. 45도가 넘는 경사로를 적어도 10분 이상은 헉헉거리며 올라야합니다. 더욱 더 힘든것은 하염없이 달려드는 날파리들의 시야 방해였습니다. 큰 경사길을 오르면 호흡이 가빠지고 숨도 깊어집니다.
![]() ★ 준경묘 입구에 들어서서 뒤돌아본 풍경...
그럴때마다 코와 입속으로 녀석들이 간혹가다 딸려 들어오는데 정말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10여분 남짓 오르면 잠시 숨을 고르고 평탄한 오솔길이 맞이하게 됩니다. 산을 향해 힘들게 오르고, 다시 숲속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한참이라... 도대체 묘를 세울 만한 곳이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한없이 밀려왔습니다. 그런 생각도 잠시 간간히 들리는 계곡 소리를 빼면 저는 산속에 오로지 혼자 였습니다. 왠일인지 호젓함 보다는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고, 통화권 이탈이라는 핸드폰의 경고 메시지에 문득문득 놀라기까지 했습니다. 바보같기는....
![]() ![]() 한참을 들어간 후에야 준경묘 입구에 다 온 듯 넓은 평지와 홍살문,정자각이 보였습니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잘생긴 소나무들이 입구부터 가득 들어찼습니다. 이 소나무들은 붉은 몸통에 곧게 자라는 금강송입니다. 준경묘 입구에는 다른 소나무와는 달리 안전난간을 설치해두고 특별한 보호를 하는 소나무가 하나 있습니다.
![]() ★ 충북 보은의 정이품송과 혼례를 올린 준경묘의 소나무... 전국 5개의 신부후보중 간택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지난 2001년 충북 보은에 있는 정이품송과 혼인을 올린 소나무였습니다. 이 소나무는 수령이 약 100여년에 약 30m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미인소나무입니다. 정이품송의 혈통보존을 위해 치뤄진 혼례식은 남여 아동을 소나무 대신하여 혼례를 올렸다고 하는데, 참 재밋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 ![]() 준경묘와 주변을 감싸는 금강송 군락...
울창한 산세를 따라 나있던 오솔길은 준경묘에 이르러 크게 넓어지고 소나무 숲이 끊기면서 준경묘역이 나타납니다. 준경묘 뒷편으로도 울창한 금강송이 마치 준경묘를 호위하듯 사방에서 둘러 서 있습니다. 준경묘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인 양무장군의 묘입니다. 양무장군의 아들인 이안사가 전주에서 기생의 문제로 산성별감과 사이가 안좋아지자 처가인 삼척으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 ★ 삼척에 있는 고려의 마지막 임금 공양왕릉...
이곳에서 이안사는 부친상을 당하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현재 준경묘 자리가 4대 안으로 임금이 날 명당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부친을 장사지내게 됩니다. 한편, 산성별감이 삼척으로 부임한다는 소식에 친한 무리들을 이끌고 함경도로 이주하게 되면서 잊혀지게 되고, 조선조를 통틀어 찾으려는 노력은 시도되었지만 결국 1899년에 와서야 준경묘가 자리잡게 됩니다. 생각해보니 참 신기한 일 입니다. 이곳 삼척에는 임금이 날 명당에 장사지낸 후 조선왕조가 태동을 했으며, 고려의 마지막 임금인 공양왕과 그 두 아들이 죽어 남긴 공양왕릉이 있으니 말입니다.
![]() ★ 금강송 군락에 둘러싸인 준경묘
소나무숲 울창한 오솔길을 빠져나와 준경묘역에 들어서면 어떻게 이런 깊숙한 산속에 이런 묘가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이 명당이라고 부르는 걸까? 길도 나지 않았다면 천년만년 묻혀 지내고도 남을 곳이었습니다. 준경묘를 감싸고 있는 금강송림 위로는 하늘이 둥그렇게 열려 있고, 준경묘를 감아도는 금강송 군락은 붉은 기운과 푸른 기운을 동시에 머금으며 자태마저도 늠름했습니다. 숲이 어느 정도 큰지는 숲의 한가운데 자리잡은 정자각과 주변건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 ★ 준경묘를 뛰어다니며 즐거워하는 아이...
준경묘역에는 한 모자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꼬마아이는 잘 정돈된 준경묘 주변을 뛰어다니며 무척 좋아했고, 엄마인 듯한 분은 정자각 주변에 앉아 울창한 송림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능역이긴 하지만 돗자리 하나 집어들고 소풍나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경묘,영경묘의 금강송림은 지난해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에 선정되고,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차지한 숲입니다.
![]() ★ 금강송을 흑백으로 바라보다...
여행은 항상 편견을 여지없이 깨줍니다. 준경묘에 오지 않았더라면 능원만 알았을 뿐 이렇게 아름다운 능림이 있을줄은 몰랐을겁니다. 준경묘의 초입 약 10분 남짓한 곤욕스런 오르막 길이 기억속에서 쉬이 지워지진 않지만, 그 고통을 감내하고도 남을 만한 곳이었습니다.
★ 38번 국도를 따라가는 삼척 문화유산 답사코스
(새천년 해안일주도로▶척주동해비▶죽서루▶시립박물관▶실직군왕릉▶천은사,이승휴 유허지▶영경묘,준경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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