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백곡 친필 8폭 병풍시 재해석(5)-4.雨夜呈長官-이군옥=당나라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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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8-07-09 10:15 조회1,695회 댓글0건본문
이군옥은 당나라때 시인입니다.
그가 한 말 중에서 모든일에 경계해야한다는 뜻의 放魚라는 시의 한 구절이 전해 옵니다.
‘달콤한 미끼 밑에 입만 대면 낚시바늘임을 잊지 말게나!’
(須知香餌下수지향이하, 觸口是銛鉤촉구시섬구)
시로 쓴 자기 소개서
'文如其人', 즉 글은 그 사람과 같다는 말이 있다. 무심히 내뱉는 말 속에는 이미 그의 인생관이나 처세의 방식이 드러나 있어,
글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가 있다.
나그네는 긴 밤을 앉아 새우고
외로운 절, 빗소리 듣는 가을 밤.
동해 물의 깊이를 재어 봅시다
내 근심과 어느 것이 깊고 얕은지.遠客坐長夜
雨聲孤寺秋
請量東海水
看取淺深愁
당나라 때 시인 李群玉의 시이다.
'遠客'은 그가 고향을 떠나 먼 타관 땅을 전전하는 고단한 신세임을 말해 주고,
'긴 밤을 앉아 있다'는 말은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어 아예 잠자리를 차고 나와 앉아 있음을 뜻한다.
2구는 雨聲과 孤寺, 秋라는 세 개의 명사를 서술어 없이 그저 잇대어 놓았다. 가을 밤 창 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靑雲의 꿈을 품고 고향을 떠나왔을 그는 여태도 이렇다 할 功名을 이루지 못하고, 가을 밤 외로이 절에 투숙해 있는 처량한 신세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의 탄식을 금할 길 없다. 지붕을 때리며 천지를 압도할 듯 내리는 가을 비는 나를 마치 거대한
深淵의 나락 속으로 한 없이 가라 앉힐 것만 같다. 마침내 시인은 자신의 이러한 근심의 깊이와 동해 바다의 깊이 중 어느 것이
깊은지 재어 보자고 제의하기에 이른다. 주체할 수 없는 시름 속에 한 없이 침몰해 가는 그의 안간힘이 가슴에 저며오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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