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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일본정벌군1, 2> 고독한 영웅 , 위대한 정복자 김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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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8-12-12 15:29 조회1,2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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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원정군 -제정욱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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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영웅, 위대한 정복자 김방경

김방경 장군 小史


  김방경이 활약한 당시는 최씨 무인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던 시기였다.  왕권은 위축되었고, 최씨들은 교정도감을 설치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조정을 쥐락펴락 했다.  최씨 정권의 뒤를 이어서는 김준과 임연등의 무인들이 잇달아 권력을 쥐며 국정을 농단했다.  조정 안은 패거리 간의 이합집산과 반목 그리고 모함과 아부로 온갖 추태가 저질러졌다.

  김방경은 이런 조정을 멀리하고 묵묵히 야전에서 싸웠다.  그는 진정한 무인이었지만 여러 적들과 상대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나기도 했다.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와 고려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은 몽골군과 맞서 싸웠고, 무인정권의 편에 서서 항거하는 삼별초를 진압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칼끝을 겨누었던 몽골군과 손을 잡고 일본을 정벌하는 직책이 맡겨졌다.  참으로 기이한 운명일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여러 적과 싸워야하는 시대, 자연스럽게 무인이 정권을 장악하는 시대였지만 김방경은 권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일본 정벌을 준비하면서 군권을 완전히 장악하였고, 벼슬이 중찬(中贊)의 자리까지 올랐다.  중찬이라 하면 조선시대의 영의정, 지금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자리였다.  일인지상 만인지하(一人之上 萬人之下), 마음먹기에 따라 왕을 밀어내고 고려 전체를 발밑에 둘 수도 있었다. 

  실제로 고려에서는 한 세기 동안 수십명의 무인들이 권력을 차지하지 않았던가?  공교롭게도 당시 세계는 무인들이 천하를 차지하는 시대였다.  중원에서는 타고난 무장 징기즈칸과 그 자손들이 금과 송을 밀어내고 천하를 통일하였고, 일본에서도 쇼군이 천황을 허수아비로 만들어놓고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올랐다.

  원종과 충렬왕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무인들에게 정권을 빼앗기고 수치를 당한 아픈 기억이 있었다.  하여 끊임없이 김방경을 경계하며 시기하다 결국 홍다구와 위득유의 모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왕의 지시로 김방경은 모진 고문을 당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살점이 너덜너덜하고 무릎 뼈가 드러나 몇 번이나 혼절하였다가 다시 깨어날 정도로 고문의 강도는 혹독했다.

  나중에 누명이 풀리고 쿠빌라이에 의해 복귀가 되었지만 그는 왕실을 원만하지 않았다.  주위에선 따르는 군사가 많고 무기가 충분하니 능히 고려왕실을 뒤엎을 수 있다고 부추기었지만 그는 단호하게 물리쳤다.

  사실 김방경은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9세손이었다.  고려 전체를 뒤엎고 새로운 왕조를 열 명분과 당위성도 있었다.  천하를 장악한 쿠빌라이까지 호두금패를 하사하며 그를 후원하고 있지 않았던가.  하지만 김방경은 개인적인 감정 대신 임금에 대한 충성을 끝까지 지켰다.  오로지 무인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했다.

  김방경은 홀로 고려를 지켜낸 고독한 영웅이기도 했다.  쿠빌라이의 사위 충렬왕이 왕위에 오르고 부원파들이 조정을 장악하면서 조정은 급속히 몽골에 기울었다.  홍다구와 함께 부원파들 은 고려를 한 성으로 만들어 몽골에 완전히 편입시키려 했다.  고려라는 나라 자체가 없어질 위기였다.  김방경은 고려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 연경으로 올라가 쿠빌라이와 담판을 지었다.  일본 정벌을 주창하며 고려의 강성함과 그 필요성을 알렸고, 마침내 고려의 독립을 보장받았다.  고려를 지켜내기 위해 조정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며 일본 정벌을 준비해 나갔다. 

  김방경은 탁월한 국제적 감각으로 일본 정벌을 주도하며 선두에 나섰다.  당시 몽골은 천하를 제패하며 그 누구도 상대하지 못할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다.  쿠빌라이는 천하 정벌을 통해 온 세상을 자신의 발밑에 두기를 원했다.  거칠 것이 없는 그였지만 딱 하나 장애물이 있었으니 바로 바다였다.  육지만 정벌한다고 해서 온전한 천하정복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후에 에스파냐와 영국이 천하를 제패한 것도 무적함대가 있어 바닷길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고려는 누구도 넘보지 못할 해상왕국이었다.  튼튼하고 큰 배가 많았고 바닷길에 능숙한 군사들이 있었다.  김방경에게는 나약한 고려를 강성하게 만들기 위한 원대한 꿈이 있었다.  바다를 건너 일본을 정벌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전선을 타고 그 밑으로 가면 유구국(오키나와)이 있고, 섬라(지금의 태국), 남만(지금의 동남아 일대)이 이어져 있었다. 이곳은 몽골군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곳이었다.  전선을 타고 바다를 건너지 않으면 정벌하기 힘들었다.  오로지 고려만이 닿을 수 있는 곳이었다.

  고려가 주도하여 일본을 정벌하고 연달아 그 밑의 나라들을 치면 온전히 그곳들을 지배할 수 있었다.  일본 정벌은 대륙이 아닌 바다를 통해 고려가 나아갈 큰 디딤돌이었다.

  당시 고려는 무인정권의 농단으로 왕권이 약해져 있었고, 몽골의 침략으로 국토 전체가 피폐해져 있었다.  이 절박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김방경은 원대한 꿈을 지니고 일본 정벌을 주도하였다.

  김방경, 그는 홀로 고려를 구한 고독한 영웅이며, 바닷길을 통해 해상왕국을 이루려 했던 시대를 앞서간 영웅이었다.  중원에 맞서 싸운 광개토대왕, 해상왕국을 구축했던 장보고, 왜적에 맞서 싸운 이순신 장군, 그는 한 인생을 사는 동안 이들의 면모를 모두 갖춘 불세출의 영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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