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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암 민사평이 외숙 정간공 김영후에게 바친 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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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15-03-20 16:45 조회1,6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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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숙 국헌공(菊軒公)이 새로 별장을 지었는데 내 수춘장(壽春莊)과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다. 621일 내가 마침 내 별장에 왔는데 공도 새 별장에 왔다는 말을 듣고 뵈러 가려 하였더니 바람이 일어나고 강 물결이 솟아올라 그 기세를 감당할 수 없게 되어 울울한 심정을 참을 길이 없었다. 이에 절구 두 수를 지어 외숙 김영후(金永煦) 께 바치다.
大叔菊軒公新構野莊與吾壽春莊隔江相望六月廿一日予適來吾莊聞公亦到新莊欲謁而風作浪湧不可禁當不勝鬱鬱因成絶句二首拜呈左右 金永煦  

드넓고 잔잔한 호수는 거울 빛 같은데 / 百頃平湖似鏡光
어촌 양 기슭에서 집들이 정면으로 마주 보았네 / 漁村兩岸正相望
저녁 바람이 물결을 일으켜 갑자기 건너가기 어려우니 / 晩風吹浪忽難渡
외숙을 뵐 길이 없어 몇 번이나 한했던가 / 幾恨無因謁渭陽 

누대의 백련사를 이미 보았지만 / 樓臺已見白蓮社
풍랑 탓에 청초호를 건너지 못하네 / 風浪未過靑草湖
이는 선사 - 선탄(禪坦)이다. - 가 당일에 지었던 시구 / 此是坦師當日句
낭랑히 읊조리며 부질없이 다시 탁주를 마시네 / 朗吟空復飮村酤 

국헌공(菊軒公) : 고려 말 문신인 김영후(金永煦, 1292~1361)의 호이다. 본관은 안동(安東)이며, 조부는 김방경(金方慶)이다. 강직한 성품으로 충혜왕, 충목왕을 보좌하여 부원배(附元輩)들에게 절개를 굽히지 않았다. 벼슬은 우의정에 이르렀고 복창부원군(福昌府院君) 상락후(上洛侯)에 봉해졌으며 시호는 정간(貞簡)이다. 급암의 모친이 상락공 김방경의 손녀이기에 급암은 김영후를 외숙이라고 부른 것이다.
백련사(白蓮社) : ()나라의 혜원 법사(慧遠法師)가 시작한 결사로, 염불 수행에 있어서 승려와 속인을 가리지 않아 많은 고승과 명유들이 참가하였다. 이 결사(結社)가 이루어졌던 동림사(東林寺) 안에 백련(白蓮)을 많이 심었으므로 백련사라고 하였다.
청초호(靑草湖) : 원래 중국 오호(五湖)의 하나로 불리는 호수이다. 이 호수는 지금 호남성(湖南省) 악양시(岳陽市) 서남쪽에 있는데 동정호(洞庭湖)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청초산(靑草山)으로 인하여 이러한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선탄(禪坦) : 고려 말엽의 유명한 시승(詩僧)이다. 그는 거문고와 시에 뛰어났는데 특히 시로써 알려져 이제현 등의 상찬을 받았다. 선탄집(禪坦集)이라는 시집을 남겼고 고풍(古風)등의 작품이 동문선신증동국여지승람에 전한다. 

급암시집 제2/ 율시(律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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