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공주 마곡사 답사기 (20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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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11-13 22:57 조회1,206회 댓글2건본문
3년전 이맘때쯤 마곡사 답사한 내용이 있어 옮겨 소개해 봅니다.
김주회 (2001-12-03 18:23:00, Hit : 33, Vote : 0)
姓地순례 (김구선생이 머무신 공주 마곡사)
집을 나서면서도 오늘은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무작정 서해안 쪽으로 해서 공주 거쳐 예산 개심사와 해미읍성을 구경하기로 했다. 조치원을 지나 공주를 거쳐 예산 방향으로 접어드니 "마곡사" 라는 안내 표지판이 눈에 띈다. 마곡사는 백범 김구 선생이 한때 은신하여 머무신 곳이었다. 마곡사로 방향을 틀어 들어갔다.
주차장에 파킹하고 10여분 걸어 올라 마곡사 입구에 다다르니 "백련암, 김구 선생이 머무신 곳, 0.8km" 라는 팻말이 산 위쪽을 가리킨다. 아내와 아이들을 절 구경하라고 남겨두고 혼자 걸어 올라갔다.
초가을 산골마을 찬 공기가 내 가슴 속을 시원하게 비워준다. 저절로 심호흡을 하게 된다. 여행은 무작정 집을 나서는 것이라고 하는 데, 과연 무작정 집을 나서 이렇게 마곡사의 청량하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게 되니 가슴 속이 후련해지고 산뜻해진다.
백련암에 도착하여 이리저리 둘러보고, 한 바퀴 돌아보고, 전각 뒤 산을 올라보아도 백범 선생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앞을 내다보니 마곡사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전각 안에 들어서니 오른 편에 백범 영정 액자 하나가 모셔져 있어 그나마 백범 선생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곳으로 오르는 길가 어디쯤에 김구 선생 어록비 하나 세우고 백련암에 김구 선생 휘호 한 두 점 걸어두면 알맞겠다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지나가는 젊은 중 둘에게 "백범 선생께서 이곳에 얼마나 머무르셨나요?" 하고 물으니 "우리는 그런 것 모릅니다" 하고 씩 웃으며 지나간다. 이레저레 아쉬움만 쌓인다.
올라올 때는 서두르느라고 느끼지 못했는데, 내려가면서 백범 선생처럼 (?) 뒷짐을 지고 팔자걸음으로 천천해 내려오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양지바른 언덕 위에 두세집, 옆으로 한두집, 옆으로 너댓집, 옆으로 한두집이 드문드문 있고, 집집마다 주위에는 아직 따내지 않는 빨간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마을 앞에는 다락논이 저 아래까지 이어져 있고, 제법 양이 많은 깨끗한 계곡물이 길을 따라 흐르고 있다.
마치 내 어릴 적 고향에 온 것 같다. 아니 백범 선생의 고향(황해도 해주) 에 들른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시원스레 가슴속을 비우고 약간은 아쉬움을 남기면서 마곡사 경내로 내려와 해탈문을 들어서고 천왕문을 지나 아치형 극락교를 건너 대웅전 마당에 들어섰다. 순간 넓은 절 마당 한 복판에 눈에 익은 장면이 띄어 눈이 휘둥그래졌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김구선생 은거지 표지석이었다.
다가가서 확인해 보니 김구 선생이 1898년에 이곳에서 운둔생활을 하였다는 내용과 1946년 환국해서 마곡사를 들러 옛날 일을 생각하며 심은 향나무가 표지석 뒤에 서 있다.
절 마당을 가로질러 대광보전 옆 쪽으로 가보니 돌과 기와 등이 흙속에 묻여 있는 공터에 줄을 처 놓고 흰 팻말을 세워 놓았는데 읽어보니 백범 선생이 은거 중에 기도하던 곳이라고 한다. 아마도 건물을 세우려는 듯하다. 백범 선생 유적을 두 곳이나 확인하고 나니 백련암에서 아쉬웠던 것이 싹 가시고 기분이 매우 흡족해졌다.
마곡사 경내를 일별하고 내려오면서 다시 보니 절 상가의 옛 건물들이 하나둘 헐리고 있고 10여분 아래에 있는 주차장 광장에는 삐까뻔쩍한 새 건물들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다.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아산을 거쳐 삽교천 관광지구에 가서 조개구이를 한 접시 구워 먹고, 다시 아산- 천안- 병천- 오창을 거쳐 집에 와서 백범일지를 펼쳐보고 백범 선생의 마곡사 은둔시절 기록을 확인해 보았다.
백범일지 상권에 1898년 마곡사 은둔시절 기록이 7페이지에 걸쳐 있고, 하권에 1946년 환국해서 마곡사에 들러 느낀 감회와 향나무를 심은 기록을 확인하였다.
<인터넷 검색자료>
이곳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며 우리민족 독립운동의 지도자인 백범 김구(1836-1949)선생이 1896년 명성황후 민씨시해에 대한 분노로 안악군 치하포에서 일본군 특무장교를 처단 후 은거하여 도를 닦던 곳이다.
조국 광복 후 선생이 이곳을 찾아 대웅전 주련에 却來觀座間猶如夢中事 (돌아와 세상을 보니 흡사 꿈속의 일 같구나)를 보시고 더욱 감개무량하여 그 때를 회상하며 향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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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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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전 5년 전에 갔었으나 아무런 글도 남기지 않으니 남은 감흥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젠 꼭 후기를 쓰는 버릇을 들이겠습니다.
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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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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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역시 기록하는자의 부지런함으로 역사를 만들고 계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