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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각종 역사 자료 종합
14) 제목사김공시민문(祭牧使金公時敏文) (2007. 8. 20. 태영(군), 항용(제) 제공)
<송정선생문집>(목판본. 20.6×31.0cm. 경상대학교 문천각 소장)
* 목사 김공 시민의 제사에 올리는 글.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진주지역의 가장 명망 있던 학자인 송정(松亭) 하수일(河秀一의 문집 <송정선생문집>이다. 제 5권 <제문>편에 실려 있다. 하수일의 행적과 제문의 내용을 참고할 때 김시민의 시신을 진주에서 괴산으로 운구하기 위해 발인할 때 지낸 제문으로 추측한다.
祭牧使金公時敏文(목사 김공 시민의 제사에 올리는 글) 아! 우리의 목사는 공로와 덕성이 있고, 용맹한 영웅의 자태는 여러 사람 중에 우뚝하셨습니다. 세 해 동안 고을을 다스림에 청렴하고 공평하니 우리 백성들은 공을 편안히 여겨 아비같이 형같이 여겼습니다. 바다 건너온 도적떼가 난리를 일으키니 온 나라가 놀라고 떨었으니, 아래로는 여러 읍진(邑鎭)에서부터 위로는 도성에 이르기까지 앞다투어 서로 무너지고 찢어져서 작은 소리에도 겁을 먹게 되었습니다. 공께서 능히 칼을 들고 몸소 화난(禍難)에 앞장서셨으니 소를 잡아 군졸을 먹이고 고락(苦樂)을 모두 함께 하셨습니다. 왜적이 사천에 근거를 두고 누차 우리 진주를 엿보았으나 늠름한 우리 군대의 위용에 끝내 감히 가까이 오지 못하였고, 고성에 주둔한 왜적은 성벽을 단단히 지켰으나 공이 수차 싸움을 걸자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금산(金山)에 있던 왜적과는 두 번 싸워 모두 이겼고, 병사를 훈련시키고 무기를 만드는 것이 치밀하니 모두 다 찬양하였습니다.
시월 초 왜적의 무리가 빽빽이 늘어서 개미떼처럼 성 아래 모여드니 연기와 먼지가 사방에 자욱하였으며, 엿새 동안 포위당해 전세가 마치 당나라때 안록산(安祿山)의 반군에 공격을 받는 수양 땅 같이 위급하였습니다. 이에 공께서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니 군사들은 우왕좌왕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고, 오로지 6척 성벽에 의지하여 여러 무기를 설치하시니 장수와 군졸들은 한마음으로 용기를 떨치게 되었습니다. 싸움이 시작되자 우레가 치고 비 오듯이 화살과 팔매돌이 오가는 사이, 적의 흙으로 쌓은 보루는 무너지고 왜적들은 깃발을 말고 갑옷을 벗어 던지며 달아났습니다. 모든 백성들이 베개를 높이하고 장수와 군졸들은 생기를 되찾을수 있었으니, 비록 옛날의 훌륭한 장수라도 어찌 다시 이보다 나으리오, 기린각을 다시 고친다면,(공의 초상을 그려 넣고)단청을 새로 해도 부끄럽지 않으리오만, 어찌 알았으리오! 하늘이 끝내 성공을 돕지 않을 줄을, 왜적의 본진이 도망하고 남은 적군 아직 잡지 못했을때, 변변찮은 탄환 한 발이 졸지에 천금같은 공의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공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기에 죽은 뒤에도 여한이 없겠지만, 남은 우리 장졸과 백성에게는 만리장성이 무너진 듯 합니다. 진주의 온 지경 안에 부음이 들리자 어른 아이 모두 상심하고 슬퍼했습니다. 비록 옛날의 어떤 훌륭한 장수일지라도 공에게는 지나치지 못할 것입니다.
조정에서도 공적을 가상히 여겨 품계를 올리고 벼슬을 높였으니, 처음에는 진주판관에서 목사로 승진시켰습니다. 군공이 더욱 성대해지자 다시 자급(資級)을 뛰어넘어 통정대부로 품계를 올렸으나, 살아서는 공로에 대한 보답을 받지 못하니 실로 운명이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천리길 운구를 호송함에 아우가 공손히 받들고, 상여가 길을 떠나고자 하니 붉은 깃발은 바람에 펄럭입니다. 방장산(方丈山지리산)은 슬픔을 머금고, 청천(靑川남강)은 흐느껴 울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의 의병 소모를 받들어 여러 번 그 얼굴을 보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시종일관 함께 뜻을 헤아려 변하지 않는 성공을 이루려 하였습니다만, 이제 모두 끝나고말아 안타까운 마음 이기지 못합니다. 정성은 지극하지만 제사음식이 보잘 것 없어 부끄러울 따름이오나 향을 피우고 술 한잔 올리면서 공과 영원토록 이별을 고합니다.
*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진주지역의 가장 명망있던 학자인 송정 하수일(松亭 河守一)의 문집인 송정선생문집의 제5권 <제문>편에 실려있다. 하수일의 행적과 제문의 내용을 참고할 때 김시민의 시신을 진주에서 괴산으로 운구하기 위해 발인할 때 지낸 제사를 위해 지은 제문으로 추측된다.
<송정집(松亭集) 목판본이 경상대학교 문천각에 소장되어 있음. 출전: 국립진주박물관 발행 <다시찾은 우리문화재 선무공신 김시민 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