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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주에 남아 있는 남봉공의 시 5수 소개(남봉집에는 없음. 2003. 5. 31. 익수(제. 제주 문화재 위원) 제공)
(1)靈 室
萬壑杉松一逕幽 수많은 골짜기에 삼나무숲 사이 깊숙한 외길 每逢佳處暫遲留 곳곳마다 아름다워 잠깐씩 머무네 峰頭怪石羅千佛 봉우리끝 괴석들 천개의 부처 되어 岩底淸泉到十洲 바위밑 맑은 샘물 영주바다로 흐르네 直下洞天騎白鹿 백록 타고 동천으로 바로 내려가면 笑看仙子跨靑牛 신선이 검은소 타고가다 웃으며 만날 것 같아 飄然逈出人間表 훌쩍 멀리 인간세계 벗어났으니 自此仍成汗漫遊 이제부터 실컷 구경하리라.
(2)白 鹿 潭
石金刃撑空島路微 깎아지른 절벽 하늘을 떠받고 섬길 희미한데 才門 蘿直上倚西暉 넝쿨 잡으며 곧장 오르니 서녘에 저녁노을 天風女弱女弱香生극 하늘에서 부는 바람 한들한들 발굽에 향기 일고 山靄비비翠滴衣 산 안개 추적추적 옷에 푸른 물드네 白鶴巢邊朱樹老 흰 학은 주목에 깃 들고 靑鳶駐處彩雲飛 검은 독수리 머문 곳엔 노을구름 날리네 回頭弱水三千里 뒤돌아보니 약수(신선이 사는 곳의 물)는 삼천리 爲聞安期向日歸 묻노라. 돌아갈 날 언제인가고..
(3) 登絶頂
石石登穿雲步步危 구름속으로 돌사다리 딛고 걸음마다 조마조마 雨餘天氣未晴時 비갠 뒤 날씨 아직 맑지 않아 山高積雪經春在 봄 지나도 산 높아 눈 싸였고 海闊長風盡日吹 드넓은 바다엔 온종일 바람이 부네 鶴駕不迷玄圃路 학을 타면 현포(신선계)길 잃지 않을 테니 鳳笙留待赤松期 봉소불며 적송자(도사)를 만날까 기다리네 終令學得餐霞術 마침내 도술을 배우느라 歸去人間莫恨遲 인간세계에 돌아갈 날 늦은들 어떠리.
(4)觀德亭板上韻
白髮窮途阮步兵 백발되어 길 막힌 완적(阮籍:상산사호의 한 사람) 世間榮辱摠忘情 인간세상의 영화와 욕됨 모두 잊어야지 自憐病裏無筋力 병들고 기력 없음 스스로 안타까워 且喜樽中有淸濁 청주탁주 가리지 않고 술잔에 거나하게 千里胡天迷客夢 천리 변방하늘에 길 잃은 나그네의 꿈 一年官閣聽潮聲 일년을 관사에서 듣는 물결소리 蠻鄕秋色最遲暮 시골의 가을빛 점점 저무는데 强就新詩寫不平 일부러 시를 지어 괴로운 생각 쏟아보네.
(5)訪 仙 門
척石非神斧 쪼개진 바위 신이 도끼질한 것 아니라 *척(쪼갤 척)
渾淪肇判開 천지창조 때 뚫린 것이네 白雲千萬歲 흰 구름 속 천만년 동안 仙俗幾多來 신선과 속세사람들 얼마나 왔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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